난처한 미술이야기 소개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세상 모든 지식 시리즈 – 미술 이야기 편
영어가 국제공용어인 것과 마찬가지로, 비주얼이 가득한 우리 시대에 미술은 세대와 지역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언어다. 그러나 본래부터 미술은 인류 역사 속에서 강자의 DNA였다. 특히 근대 이후 지구를 뒤덮은 서양 문명의 저력은 미술에서 나왔다. 선진국일수록 박물관과 미술관이 많은 이유는 이들이 부유하고 여유가 많기 때문이 아니다. 이들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통해 세계와 인류에 대한 자신들의 이해의 깊이와 폭을 넓히려 한다. 한번 지나간 사건은 재현될 수 없고 그것을 기록한 글도 왜곡될 수 있다. 하지만 미술은 과거가 남긴 움직일 수 없는 증거이자 우리가 공부해야 할 유산이다.
4만 년 전에도, 지금도 미술은 인류 가장 최첨단의 생존 방식이다. 최초의 미술 동굴벽화, 죽은 자를 영원히 살게 한 이집트 미술, 도시 문명의 싹을 틔운 메소포타미아 미술… 그 모든 인류의 조상이 살아남은 비결은 미술에 있다. 미술을 아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미술사를 일컬어 ‘인문학의 꽃’이라고 한다. 미술, 철학, 역사, 이 모든 것들이 미술사 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술사를 만나면 사람과 세상을 읽는 안목을 높일 수 있다.
모든 미술은 시대의 이름이다. 미술을 이해한다는 것은 곧 시대의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이다. 시대의 이름을 부를 수 있다면 시대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미술에 대한 이야기들은 너무 전문적이거나, 너무 개인적이라서 일반 사람들의 삶과 동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미술은 점점 아는 사람들만 논하는 것으로 취급되었다. 상아탑의 관점, 서구 사회의 관점에서 벗어나 우리의 생각을 담아 우리의 글로 미술사를 새롭게 써야 한다.
호모 그라피쿠스, 미술하는 인간이 살아남는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1권은 미술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기술이었음을 이야기한다.
최초의 문자는 기원전 3000년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만들어졌다. 인류는 그로부터
약 5천 년 동안 문자를 써 왔다. 5천 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까마득한 기간이지만,
미술은 무려 그 여덟 배인 4만 년 동안이나 인류의 정신세계를 지배했다. 1부 ‘미술을
아는 인간이 살아남는다’에서는, 미술은 4만 년 전부터 인류가 숱한 라이벌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로 했던 핵심기술이었다는 점을 짚는다.
2부 ‘그들은 영생을 꿈꿨다’에서는 이집트 미술을 다룬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죽음의
문제에 깊이 몰두했다. 그들은 미라를 만들었고, 외계 문명이 갑자기 지구 위에
착륙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장신구들을 만들었고, 지금까지도 불가사의로
남은 거대 무덤 피라미드를 만들었다. 우리는 이집트 미술을 통해 삶과 죽음이라는
영원한 수수께끼에 필사적으로 내놓은 가장 아름답고도 완벽한 답을 볼 수 있다.
3부 ‘삶은 처절한 투쟁이다’에서는 메소포타미아 미술을 살펴본다. 현대의 이라크와
이란 지역에 자리 잡았던 메소포타미아의 군주들은 강력한 권력을 선전하기 위해
처절한 영상 광고를 성벽에 새겨놓았다. 그들은 일찍부터 미술이 선전물로서 굉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현대 문명의 기초 단위인 ‘도시’를 건설한
메소포타미아 미술은 모든 미술은 프로파간다, 즉 정치 선전물일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인간, 세상의 중심에 서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2권은 지금까지 서구 사회의 정신적 바탕을 이루고 있는 그리스․로마 문명과 미술이 어떻게 성장하여 꽃을 피웠는지 그 과정을 살핀다.
초창기 인류 문명은 동방에서 시작되었다. 1부 ‘빛은 동방에서 왔다’는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등 오리엔트 지역에서 발흥한 문명의 빛이 어떻게 그리스 지역으로 전달되었는지를 살핀다. 오리엔트와 그리스를 이었던 에게 문명은 둘 사이의 오묘한 조화뿐만 아니라 특유의 발랄함과 생의 즐거움을 드러내는 독특한 미술 작품들을 남겼다. 우리는 에게 미술을 통해 유럽 역사의 첫 장이 쓰였던 순간을 엿볼 수 있다.
2부 ‘내가 세상의 중심이다’에서는 그리스 미술을 다룬다. 서양 문명의 뿌리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 문명은 어떻게 몇천 년 동안 서양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인간은 그리스에 이르러 비로소 세상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그리스 미술이 세상의 중심에 선 인간을 어떤 모습으로 그려냈는지, 파르테논 신전과 밀로의 비너스, 쿠로스와 코레 조각을 통해 알아본다. 그리스 미술을 알면 서양 문명과 미술의 뿌리를 짐작할 수 있다.
3부 ‘강한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는 고대 로마인들이 어떻게 거대하고 강력한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는지, 그 비밀을 밝힌다. 작은 마을에서 출발한 로마가 세계를 호령하는 대제국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특유의 융합 능력과 관용 정신이었다. 로마 공화정의 정신을 담아낸 초상 조각, 융합 능력이 돋보이는 판테온 등, 제국의 크기만큼 거대하고 제국의 구성원들만큼 강건했던 로마 미술을 살펴보자.
더 이상 인간은 외롭지 않았다.
3권이 다루는 범위는 서양 중세 초기의 기독교 미술이다. 이야기는 5세기 초, 로마제국이 풀지 못한 숙제로부터 시작된다. 죽음이라는 치명적인 문제를 방치한 로마제국은 결국 내외부의 원인으로 몰락하고, 뒤이어 유럽 대륙에는 큰 혼란기가 찾아온다. 여러 세력들이 로마제국의 빈자리를 두고 지루한 각축전을 벌였는데 바로 3권의 주인공 기독교와 게르만족이 그중 하나였다.
3권의 주인공 기독교와 게르만족은 로마제국 후반기에 제국의 품으로 편입되었지만 사실 ‘소수’ 또는 ‘변방’으로 여겨졌던 시기가 더 길었다. 그렇기에 세계를 보는 눈도, 품고 있는 욕구도 이전에 유럽 대륙을 호령하던 로마제국과 많이 달랐다.
미술은 이러한 기독교와 게르만족이 유럽 세계를 재편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드러내준다. 그것은 느리고 명쾌하지 못한 과정이었다. 그들은 멸망한 로마제국을 동경하면서도 경계했고, 어설프게 따라하다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결국 기독교와 게르만족이 만들어낸 미술은 그리스․로마 미술을 따라왔던 사람이라면 깜짝 놀랄 정도로 극단적인 방향으로 흘렀다. 그리스․로마에서 발전시켜왔던 미술의 전통이 거의 단절된 것이다.
현대적 시각으로 볼 때 미술은 이 시기에 일단 ‘퇴보’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는 3권을 통해 결국에는 서양 미술이 기독교와 게르만족과 같은 이질적인 에너지를 받아들여 새로운 서양 미술의 흐름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실제 당시 기독교와 게르만족이 거센 혼란을 겪다가 바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유럽의 초석이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1부에서는 주로 로마제국의 멸망을 다룬다. 거대한 제국의 황혼기가 미술에서는 어떤 식으로 드러나는지 발견할 수 있다. 2부에서는 기독교가 어떻게 기적적인 성장을 이뤘고 또 그 미술은 얼마나 눈부신 발전을 이뤘는지 살펴본다. 3부에서는 북쪽으로부터 온 게르만족의 이질적인 문화를 조명한다. 또한 결국에는 그 게르만족이 기독교를 받아들이며 자신들만의 체계를 만들어갔고, 그렇게 만들어진 전통이 아직까지도 서양에서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까지 짚는다.
지상에 천국을 훔쳐오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4권은 흔히 암흑기로 알려진 유럽의 중세가 사실은 찬란한 빛의 미술을 꽃피운 시대였음을 이야기한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뒤 혼란에 빠져 있던 유럽은 기독교와 봉건제를 주춧돌 삼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바이킹의 후예 노르만족을 비롯한 유럽인들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거듭났고, 이들의 신앙은 곧 하늘 위의 천국을 지상에 재현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들은 화려한 빛으로 가득차고 ‘천사들의 교향곡’이 울리는 고딕 성당을 지어 천국의 모습을 훔쳐오는 데 성공했다.
1부 ‘신을 찾아 순례를 떠나다’에서는 서기 1000년부터 시작된 성지 순례 열풍을 중심으로 중세 로마네스크 미술을 살핀다. 목숨을 건 여정이었던 중세인의 순례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순례 여행을 떠났던 중세인의 깊은 신앙과 그들의 여정이 키워낸 중세의 도시, 그리고 로마네스크라는 새로운 미술 양식을 엿볼 수 있다.
2부 ‘십자군이 된 해적’에서는 소위 야만족의 상징이었던 바이킹이 신실하고 용맹한 십자군으로 변모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노르만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바이킹의 후예들은 기독교를 접한 뒤 열정적으로 수많은 교회를 건축한다. 노르만족은 자신들이 정복한 영국 땅에 웅장하고 독특한 건축물을 세워 새로운 지배자의 위용을 드러냈고, 그 덕분에 영국은 ‘유럽의 시골’에서 새로운 미술을 이끄는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었다.
3부 ‘찬양을 경쟁하다’의 주인공은 중세 문명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고딕 성당이다. 1144년 6월 11일, 그때까지 세상에 없던 새로운 건축물이 세상에 선을 보인다. 그 주역인 ‘생드니 대성당’은 높디높은 천장과 가볍게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듯한 기둥, 색유리로 섬세하게 제작된 스테인드글라스 등으로 구성되었다. 고딕 성당의 내부는 매우 밝고 경쾌한 모습인 데다 석조 천장의 음향효과로 웅장함과 신성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곳이었다. 또한 성당을 장식한 실감나는 조각들은 이후 이어지는 르네상스 미술의 씨앗을 뿌리는 역할도 했다.
갈등하는 인간이 세계를 바꾸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5권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을 다룬다. 르네상스 미술이 처음 나타난 1300년대의 이탈리아는 혼란스럽고 역동적인 곳이었다. 지중해를 통한 무역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도시국가들이 서로 경쟁하는가 하면, 흑사병이 창궐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다. 르네상스 시대의 인간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았고, 그들의 자신감은 미술작품의 양과 질, 각종 기법에도 대단한 혁신을 일으켰다.
1부에서는 이탈리아 도시국가의 형성 과정과 1300년대 초기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작품을 살핀다. 파도바, 아시시, 시에나 등 이탈리아 도시들의 미술작품에는 르네상스 시대를 살았던 상인, 빈민, 정치인 등 다양한 계층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 흑사병 발생 초기에 만들어진 미술작품에서 양식의 후퇴가 보이지만 혼란이 수습된 이후 오히려 미술이 대중화되었다는 점도 짚는다.
2부에서는 르네상스의 본고장인 피렌체의 미술작품들이 소개된다. 피렌체 사람들은 구성원들의 균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공화정, 그리고 홍수와 흑사병의 위기를 이겨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다. 그런 자부심의 결과물인 피렌체 대성당은 피렌체 미술가들의 과학적 시도들을 한데 모아 놓고 있다. 또한 당시 새롭게 발명된 원근법은 평면인 그림을 통해 입체인 실제 세계를 그대로 보는 느낌을 주었고, 르네상스 사람들이 그림 밖에서 세계를 인식하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3부에는 르네상스 미술을 후원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등 천재 작가들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메디치 가문을 비롯한 피렌체의 상인 가문은 작품을 구입하는 것을 넘어 작품과 작가를 선정하고 유행하는 미술작품의 경향을 바꿀 만큼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한편 용병대장 출신 영주들의 후원을 받은 작가들은 고대 그리스?로마 풍의 우아한 작품을 주로 그리면서도 궁정 생활의 단조로움을 해소할 만한 재미있는 시도들을 선보였다.
시장이 인간과 미술을 움직이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6권은 초기 자본주의 문명과 알프스 이북의 르네상스 미술, 베네치아 르네상스 미술을 함께 엮어내며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르네상스의 여러 가지 얼굴을 보여준다.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미술이 눈부신 발전을 이룩할 때, 알프스산맥 너머 이북에서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상업의 발전 속에서 새로이 부상한 시민 계급은 점차 시대의 주인공으로 등극하며 미술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미술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게 되었다.
1500년까지 알프스산맥을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와 북유럽은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미술을 펼쳐가고 있었다. 이 시기 베네치아로 두 번의 여행을 떠난 독일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는 이탈리아와 북유럽 미술의 차이, 서로 다른 예술가의 위상을 절감하고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런 고민과 자기 탐구 끝에 마침내 이탈리아의 원근법을 적용한 체계적인 공간 구성과 균형 잡힌 신체 표현, 북유럽 특유의 사실적이고도 세밀한 묘사를 조화롭게 융합해냈다.
뒤러가 이런 위업을 달성하며 북유럽 미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준 것이 바로 베네치아 미술이었다. 북유럽보다 한발 앞서 상업이 발전했던 베네치아는 또 다른 르네상스의 중심지로서 색채를 발판 삼아 회화에서 놀라운 도약을 해낸다.
1부 플랑드르 미술—시장이 미술을 바꾸다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남기기 시작한 사람들의 탄생
1부에서는 북유럽 중에서도 우리에게 조금은 낯선 플랑드르 지역을 먼저 살펴본다. 오늘날 벨기에 북부에 해당하는 플랑드르는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일부를 포함하는 지역이었다. 바다보다 땅이 낮아 저지대 지역이라고도 불린 플랑드르에서 살아갔던 사람들은 이 척박한 땅을 개척해야만 했다. 농사짓기 힘든 이곳에서 상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자 상업에 집중한 결과 플랑드르의 대표 도시 브뤼헤에서는 최초로 증권 시장과 미술 시장이 등장했고, 안트베르펜에서는 미술 시장이 더욱 활발하게 열릴 정도로 상업이 부흥했다.
이 풍요로움을 바탕으로 강한 자신감과 자의식을 지닌 시민 계급이 탄생한다. 이들은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강렬한 눈빛에 담은 채 그림 속에 당당히 등장하게 된다. 귀족이나 왕족, 성경 속 인물이 아닌 평범한 개인의 모습이 그림에 담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위엄이 넘치기보다는 담백하고 편안한 모습으로 그려지곤 했으며, 이들 모습을 담은 그림 곳곳에는 깨알 같은 디테일이 숨어 있어서 보는 이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부를 누렸던 만큼 시민 계급은 돈과 상품에 커다란 관심을 보였는데, 이런 관심은 이 시기 미술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2부 북유럽 르네상스—새로움 너머, 더 넓은 세계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해나간 미술
북유럽 르네상스의 변화를 이뤄낸 한 축이 시민 계급의 탄생이었다면, 또 다른 한 축은 미술 재료와 기법의 혁신이었다는 이야기로 2부는 시작된다. 에그 템페라를 유화 물감이 대체하면서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사실적’이고도 ‘정확한’ 그림을 그리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로써 감탄이 나올 정도로 정교한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에 대한 세간의 의식이 높아졌고 화가들 스스로 느끼는 자부심도 점점 커졌다. 미술 재료와 기법의 발전에 힘입어 1420~1430년대 북유럽에서 등장한 완전히 새로운 미술을 ‘아르스 노바’라고 일컫는다.
중세 때의 장식적이고 호화로운 미술과는 전혀 다른, 놀라운 사실성을 갖춘 미술이 등장했지만 르네상스 미술의 한가운데에는 여전히 교회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성당에서 미사를 드릴 때 제대를 장식했던 그림과 조각을 의미하는 제대화는 교회 미술의 핵심이자 꽃이었다. 중요시된 만큼 정성을 다해 꾸미기 마련이었기에 제대화를 중심으로 르네상스 미술을 살펴볼 때 당시 미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두폭화, 세폭화, 다폭화 등 제대화의 여러 형식을 살펴보는 한편,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북유럽 제대화 다섯 점을 특별히 소개한다. 제대화는 여러 구성으로 이루어진 데다, 일견 복잡해 보여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난감한 경우도 많다. 이 책은 다종다양한 제대화를 쉽게 감상하는 팁도 함께 제시한다.
북유럽 르네상스의 교회 미술은 예수가 느꼈을 고통을 생생하고 인간적으로 표현하면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면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교회 미술은 예수를 이상적인 신체로 표현하면서 조화와 균형의 미를 꾀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이 두 르네상스의 서로 다른 흐름은 ‘최초의 유럽 화가’라고 불리는 뒤러에 이르러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3부 베네치아 미술—또 하나의 르네상스
“이전에 그려진 그림은 모두 무채색과 같다”
3부에서는 동방과 서방 사이에서 북유럽보다 한발 앞서 상업 발전을 이뤄낸 베네치아에서 꽃피운 르네상스 미술을 살핀다. 늪지대를 개척해야 했던 플랑드르와 마찬가지로 베네치아 역시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석호를 개간하고 인공 지반을 다져야만 했다. 바다 위에 떠 있다는 것은 지리적 약점이었지만 베네치아는 오히려 이 특수한 환경을 바탕으로 해상 무역을 활발히 펼치며 번영을 누린다. 동지중해 무역의 강자로서의 자신감과 비잔티움 제국으로부터 받은 영향은 황금으로 빛나는 베네치아 미술에 그대로 담겨 있다. 대표적인 예로, 제4차 십자군 원정 때 콘스탄티노플에서 가져온 진귀한 전리품들을 여럿 갖다 놓은 산 마르코 성당, 황금을 입힌 천장과 벽을 캔버스 그림으로 꽉 채운 베네치아 총독궁은 당당하고 호화로운 모습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여전히 사로잡는다.
피렌체 미술의 성과를 흡수했을 뿐만 아니라, 무역으로 얻은 귀한 안료들을 기름에 개어 캔버스 위에 그리기 시작한 베네치아 회화는 16세기에 이르러 ‘황금시대’를 연다. 아시아로부터 들여온 안료들은 유럽의 안료들보다 깊고 풍부한 색감을 구현해냈다. 당시 아프가니스탄에서만 채굴되던 돌 라피스 라줄리를 정제해 만든 파란색, ‘락’이라는 곤충에서 얻어낸 붉은색, 독성이 있는 안료 오피먼트로 만든 주황색은 그 대표적인 예다. 무역의 중심지 베네치아에서는 이 다채롭고 값진 안료들을 다른 어디보다 저렴하고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이 안료들을 바탕으로 선명하고 화려한 색채의 향연을 펼친 베네치아의 그림들은 오늘날에도 미술 애호가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미술의 시대가 열리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7권은 16세기 이탈리아와 알프스산맥 너머 북유럽의 서로 다른 미술 풍경을 보여주며 르네상스의 완성기와 종교개혁을 다룬다. 15세기 피렌체 에서 시작된 르네상스는 16세기 로마에서 화려한 전성기를 맞으며 미술과 미술가가 독자적인 권위를 획득하는 진정한 의미의 ‘미술의 시대’가 열린다.
약 20~30년 남짓 지속된 로마의 르네상스 전성기는 이탈리아의 패권을 둘러싼 신성로마제국 황제와 교황의 대립으로 로마가 전란에 휩싸이며 종말을 맞는다. 반면 알프스산맥 너머 북유럽부터 시작된 종교개혁의 불길은 기존 가톨릭교회의 종교미술을 부정하고 파괴하며 미술의 변화를 가져온다.
신교도들은 기존의 가톨릭 미술은 배척했지만 대신 신교의 교리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미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16세기 후반부터 로마와 피렌체, 베네치아에서는 각자 서로 다른 성격의 미술이 등장한다. 로마의 약탈로 철저히 파괴된 로마에서는 미켈란젤로를 중심으로 미술을 통한 새로운 재건이 시작된다. 피렌체에서는 공화정이 무너지고 공국으로 전환되면서 그 혼란 속에 매너리즘 미술이 출현한다.
한편 베네치아에서는 해상 무역으로 쌓은 부를 바탕으로 후기 르네상스가 독자적으로 발전한다. 특히 팔라디오는 그리스·로마 고전을 재해석한 건축으로 베네치아를 넘어 서양 근대 사회까지 큰 영향을 끼친다.
이 책은 ‘난처한 미술 이야기’ 최초의 특별판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의〈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영국 내셔널 갤러리 명화전〉개최에 발맞춰 출간됐다.
영국 내셔널 갤러리는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방대한 컬렉션을 자랑한다. 이 소장품 중 52점이 최초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을 위해 한국 땅을 밟았다.
이번 『내셔널 갤러리 특별판』에서는 내셔널 갤러리의 탄생 배경과 르네상스 미술부터 인상주의까지 서양미술사의 거장들이 남긴 작품을 10장으로 나눠 살펴본다. 터너, 반 다이크, 베케라르, 티치아노 등 거장의 작품을 통해 서양미술의 주요한 장르와 탄생 기원, 발전 양상은 물론 작품이 제작된 해당 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읽어갈 수 있다. 단순히 개별 작품에 대한 해석이 아니라 작품들을 하나씩 짚어나가면서 서양미술사를 통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미술사학자 양정무 교수의 해설이 빛을 발한다.
각각의 작품들이 품고 있는 서양미술사의 맥락과 논쟁점들을 입체적으로 파고들다 보면 결국 개개의 작품에 담긴 도전과 변화가 보이고 미술사 전반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끊임없는 경쟁과 도전, 논쟁과 반전이 서양미술사를 한층 폭넓게 개척했음을 발견하게 된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8권은 17세기에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바로크 미술을 다룬다. 종교개혁으로 가톨릭의 권세가 휘청거리던 시기, 종교미술은 엄격한 검열에 갇히게 되었다.
미술의 내용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유일한 돌파구는 형식의 극적인 변화뿐이었다. 미술가들은 균형 대신 불균형을,
우아함 대신 평범함을, 이성 대신 감정을, 환상 대신 현실을 추구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바로크 미술은 어떻게든 새로운 길을 찾아내어 예술 활동을 이어가고자 했던 미술가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었다.
1부 로마 바로크는 바티칸 시국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시작한다. 17세기에 이곳으로 성지 순례를 떠난 가톨릭 신도들은 맨발로 몇 날 며칠을 걸어야 했다. 지쳐 쓰러질 것 같은 순간을 이겨내고
마침내 바티칸에 도착한 이들을 반긴 것은 구름 위 천사들이었다. 바로크 미술은 고난을 이겨낸 자들에게 보내는 찬사였다. 더불어 카라바조와 안니발레, 베르니니와 보로미니가 펼쳐내는
두 쌍의 라이벌 이야기는 로마 바로크의 하이라이트다.
2부 북유럽 바로크에서는 튤립과 풍차의 땅, 네덜란드 공화국으로 향한다. 80년 동안 계속된 전쟁 끝에 평화의 시대를 맞이한 이곳에서 시민들은 풍요로운 삶을 누리며 미술을 즐겼다.
풍족하고 자유로운 삶은 정물화를 탄생으로 이어졌다. 루벤스, 렘브란트, 페르메이르의 작품을 통해 바라본 17세기 네덜란드의 일상과 풍경은 스스로의 힘으로 거머쥔 자유와 평화에 대한 예찬이다.
3부 스페인 바로크는 비교적 늦게, 그러나 가장 화려하게 발전했다. 스페인 정신을 대표하는 엘 그레코, 스페인 미술의 정점에 선 벨라스케스의 명작을 살펴본다.
벨라스케스의 죽음 이후 별다른 예술적 성과를 내지 못하던 스페인 미술은 세비야에서 다시 일어선다. 아이러니하게도 극심한 경제난으로 무너져가는 제국의 뒤안길에서 미술은 찬란히 피어난다.
가장 어렵고 고통스러운 시기를 가장 빛나는 방식으로 이겨낸 미술 이야기. 그 눈부신 시절로 당신을 초대한다.